예전에 끄적 거렸던 글 하나를, 생각난 김에 다시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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잠이 안 올때 기억 나는 성경 구절이 있다.
"너희가 일찍이 일어나고 늦게 누우며 수고의 떡을 먹음이 헛되도다. 그러므로 여호와께서 그의 사랑하시는 자에게 잠을 주시는 도다." (시편 127:2. 번역은 개역 개정판을 따름)
그런데 다른 번역본들을 살펴 보면 이 구절의 번역은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은 것 같다.
- "야훼께서는 사랑하시는 자에게 잘 때에도 배불리신다."(공동번역 개정판)
- "진실로 주님께서는, 사랑하시는 사람에게는 그가 잠을 자는 동안에도 복을 주신다." (표준새번역 개정판)
- "for he grants sleep to those he loves." (NIV)
- "for so he giveth his beloved sleep." (KJV)
- "denn seinen Freunden gibt er es im Schlaf" (Luther)
- "Seinen Freunden gibt Gott alles im Schlaf!" (현행 독일성서)
- "Il en donne autant à ses bien-aimés pendant leur sommeil." (불어본)
- "quia: manducabis beatus es et bene tibi erit." (Vulgata)
- "主はその愛する者には, 眠っている 間に, このように備えてくださる." (일어 신개역)
- "主は愛する者に眠りをお與えになるのだから." (일어 공동번역)
개역과 같은 취지의 번역을 한 판본은 영역본(NIV, KJV) 및 일어 공동번역이고, 독일어본, 불어본 및 일어 공동번역은 공동번역과 같은 취지이다(en, es, alles, このように는 일해서 벌어야 하는 양식을 받고 있으므로). 표준새번역도 이에 가깝다. 불가타도 이에 유사하나 의역이 강하다("먹게될 것이고 행복할 것이며 잘 되리라"고 하지만 잠잘 때 그렇다는 지시가 없다).
실제로 주석에 의하면 이 구절의 의미는 그 자체로 모호하다고 하며, 어쨌든 두 번역이 모두 주장될 수 있는 듯 하다. 그러나 대체로는 개역, 영역과 같이 잠을 준다는 해석이 보다 지지를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(Barton & Muddiman ed., The Oxford Bible Commentary, 2001, p. 400; Stuttgarter Erklärungsbibel, 1999, S. 763 r. sp.).
어쨌든 잠이 안 와서 고생해 본 사람은 저 구절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. 물론 야훼께서 잠을 주시는 것인지 아니면 먹고 살자고 열심히 일하다 보니 노동의 축복으로 잠을 잘 자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. 그다지 종교적이지 않은 나는 후자의 의미로 새기고 싶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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