플라톤, 학자의 사회참여 잡생각

모 교수님의, 평온하게 공부하기 위해 열심히 정치참여하신다는 말을 보니, <국가>에서 무슨 동기로 철학자들이 통치라는 피곤한 쌩노가다를 할 것인가에 대해 설왕설래하는 모호한 논의가 생각난다. 사실상 책 전반에 찬반 양론이 암시적으로 표현되어 있는데, 어느 것을 선택하는지에 따라 <국가>의 성격을 반어적으로 볼 것인지 여부의 판단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. 

나는 전공자가 아니므로, 학계의 상세한 논의는 알지 못한다. 개인적인 나의 독법은, <국가>에 의하면 철학자들은 정치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. 이에 대해 텍스트 중에 나오는 중요한 반론은, 첫째 못난 놈들에게 통치 받는 것이 피곤하다, 둘째 철학자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공동체에 받은 은덕을 갚을 것이다 이 두가지인 듯한데, 어느 것이나 그닥 설득력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. 첫째, 소크라테스는 못난 놈들에게 통치 받으면서 어쨌든 대충 자기 하고 싶은 거 다 했다. 둘째, 이는 이미 이상적 공동체의 존재를 전제하는 논의여서 현실에서 자력으로 철학자가 된 사람에게는 적용되기 어렵다. 결국 같은 텍스트의 다른 곳에 지적된 바와 같이 철학자들은 조용히 짱박혀서 자기 좋은 일이나 하려는 인간들이라는 것이 오히려 <국가>의 설득력 있는 내용 아닐까 싶은데, 이렇게 읽으면 <국가>는 (극히?) 소수의 학자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반어적인 텍스트가 되어 버리고 만다. 그 당부를 판단할 능력은 난 없고... 하지만 그냥 나는 이 책을 이렇게 읽는 것이 좋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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